[부자의 언어 리뷰 ②] 존엄하지 않은 일은 없다: 내가 서점 카운터에서 배운 것

우리는 흔히 '위대한 일'이나 '대단한 성취'만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깁니다. 화려한 직함, 높은 연봉,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기술을 가진 직업만이 인생을 발전시킨다고 착각하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당장 생계를 위해, 혹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거쳐 가는 현재의 소소한 노동을 '보잘것없는 것'으로 치부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기도 합니다. 저 역시 매일 마주하는 일상적인 업무 속에서 문득 '내가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하는 회의감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내가 가진 성향과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어색함과, 이 일이 내 미래에 어떤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물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마음의 방황 속에서 다시 펼쳐 든 《부자의 언어》는 저에게 직업과 노동을 바라보는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책 속 정원사의 나지막한 조언들은 제가 매일 땀 흘려 일하는 일터의 가치를 완전히 재정의하게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일터에서 느끼는 솔직한 감정과, 제 생각을 뿌리째 흔들어 놓은 책 속의 문장들을 통해 일의 본질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내 마음을 찌른 《부자의 언어》 속 한 문장

《부자의 언어》를 읽어내려가다 가슴 한구석을 묵직하게 누르는 구절들을 발견했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지루하고 평범한 노동의 가치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고되고 지루한 일은 정원에 씨를 뿌리는 일과 비슷하다." "존엄하지 않은 일은 없다."

이 문장들은 단순히 일의 가치를 포장하려는 위로의 말이 아니었습니다. 뒤이어 나오는 구절은 제 영혼을 세차게 흔들며 저의 태도를 꾸짖는 듯했습니다.

"당신이 하는 일은 무엇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건, 당신이 그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의무는 우리의 존엄성을 스스로 찾는 것이다."

이 구절을 몇 번이고 소리 내어 읽으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일의 종류나 크기, 사회적 평판으로 귀천을 나누지만, 책은 '일의 종류'가 아니라 '일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와 실행' 그 자체에 핵심이 있다고 말합니다. 아무리 작고 사소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그 일을 성실히 수행해내는 과정 자체에 인간의 고귀한 존엄성이 깃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 명쾌한 진리는 제가 매일 서서 일하는 일터를 다시금 엄숙하게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작은 일에 담긴 수많은 가짓수, 그리고 과거의 나를 돌아보기

현재 제가 생계를 유지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하고 있는 일은 한 서점에서의 카운터 결제 아르바이트입니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매장에 키오스크가 따로 구비되어 있지만, 여전히 기계 조작이 서투르거나 대면 서비스를 원하는 손님들이 카운터로 적지 않게 찾아오십니다. 서점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보니, 제가 지키고 있는 카운터는 단순히 돈을 계산하는 곳을 넘어 매장의 모든 전반적인 안내를 담당하는 '인포데스크' 역할까지 겸하고 있습니다.

서점 카운터 일의 가장 큰 특징은 일 자체의 절대적인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신경 써야 할 일의 가짓수가 엄청나게 많다는 점입니다. 저는 처음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서점 업무가 그저 '책을 판매하는 일'이라는 단 하나의 큰 뿌리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뛰어들어 보니 결제 외에도 택배 배송 접수, 도서 예약 주문 처리, 기프트카드 충전 및 잔액 조회, 무통장 입금 확인 등 카운터 아르바이트가 완벽하게 숙지하고 처리해야 할 자잘한 업무가 상상 이상으로 많았습니다.

사실 저는 본래 커다란 일 하나에 깊게 몰두하고 집중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입니다. 그렇다 보니 동시다발적으로 밀려드는 자잘한 요구들을 빠르게 쳐내야 하는 카운터 업무는 제 타고난 성향과 그리 잘 맞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일은 고도의 전문적인 기술이나 자격증이 필요한 일도 아니었기에, 마음 한편으로는 '내가 여기서 시간 낭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고개를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부자의 언어》 속 문장을 보며 깊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내 손으로 정당하게 땀 흘려 돈을 벌고 있는 일이라면, 세상에 존엄하지 않은 일은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저는 일의 겉모습만 보고 섣부르게 판단하며 스스로 가두었던 것입니다.

내 일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 나를 발전시킬 고귀한 재정의

아직은 카운터 기계 조작과 복잡한 정산 프로세스에 완벽하게 익숙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간혹 손님들이 일반적인 결제 외에 까다로운 조건이나 낯선 질문을 던져오면 순간적으로 당황하여 머리가 하얘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이라는 것은 결국 매일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손에 익고 숙련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이 서점 카운터 아르바이트를 평생 영원히 하게 될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제 일터로 향할 때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가장 중요한 건 내가 그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라는 책의 문장을 주문처럼 되새기려 합니다. 일터에서 땀을 흘리고 책임을 다하는 행위는 단순한 노동을 넘어, 내 삶을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나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이며, 나만의 존엄성을 스스로 찾아가는 숭고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카운터 아르바이트를 통해 벌어들이는 정당한 소득은 단순히 소비되어 사라질 돈이 아닙니다. 이 돈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재테크 투자를 할 수 있는 든든한 종잣돈이 될 수도 있고, 내 몸값을 높이고 시야를 넓혀줄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배움의 비용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내가 다른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거나 구걸하지 않고, 내 스스로의 힘으로 당당하게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며 동시에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부터 저는 제 노동을 바라보는 관점을 완전히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제는 '내가 하는 일은 고작 서점 카운터 아르바이트일 뿐이야'라며 스스로를 비하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이 일은 나의 소중한 생계를 유지해 줄 뿐만 아니라, 나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고 발전시킬 위대한 일에 쓸 소중한 자본을 벌어다 주는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일이다'라고 내 노동을 당당하게 재정의하려 합니다.

《부자의 언어》 속 정원사의 말처럼, 지루하고 고된 매일의 노동은 결국 내 인생이라는 정원에 보이지 않는 씨앗을 뿌리는 행위와 정확히 닮아 있습니다. 오늘 당장 서점 카운터에서 손님을 응대하고 영수증을 발행하는 이 작은 모래 알갱이 같은 일들이 제 인생의 최종 목적지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정직한 노동을 통해 길러지는 인내심과 책임감, 그리고 여기서 얻은 소중한 재원은 제 미래를 더 밝은 곳으로 인도할 확실한 자양분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내가 하는 일이 화려하든 소박하든, 그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이 순간 내 삶을 위해 묵묵히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나의 노동을 고귀하게 여기고 스스로 존엄성을 찾아갈 때, 비로소 부와 자유로 향하는 문도 열릴 것입니다. 자부심을 품고 오늘 하루도 내 정원에 성실히 씨앗을 심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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